1. 따뜻한 집 안, 하지만 식물에게도 괜찮을까?
겨울이 되면 집 안은 히터와 온풍기 덕분에 따뜻하지만, 식물에게 그 온도가 꼭 이상적인 환경은 아니다. 특히 수경재배의 경우 물의 온도 변화가 직접적으로 뿌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겨울철엔 뿌리 썩음이나 성장 정체 같은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한다.
이런 의문에서 출발해 나는 동일한 식물(스파티필름)을 각각 다른 온도의 공간에 배치해 겨울철 실내온도에 따른 생존력과 생장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내온도를 평균 15도, 20도, 25도로 유지한 세 공간에서 4주간 테스트했으며, 물은 동일하게 7일마다 교체하고, 모든 조건(용기, 조도, 수분량, 영양제)은 통일했다.
2. 15도 공간 – 성장 정지, 뿌리 이상 신호
첫 번째 실험군은 난방을 하지 않는 방으로 평균 온도는 약 15도. 실내 공기는 차가웠고, 수경 용기의 물은 만졌을 때 손끝이 차가울 정도였다.
이 공간의 식물은 4주간 새잎이 전혀 자라지 않았고, 뿌리 끝이 살짝 투명도를 잃으며 노랗게 변색되었다. 수분 증발은 적어 물의 수위는 유지됐지만, 병 바닥에 얇은 점액질의 침전물이 생기기 시작했고, 물에서도 약한 부패 냄새가 감지되었다.
결국 낮은 수온으로 인해 뿌리의 활동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이며, 일정 이하의 온도에서는 물 자체가 식물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20도 공간 – 생장은 느리지만 안정적으로 유지
두 번째 실험군은 난방을 약하게 한 방으로 평균 온도는 20도 정도. 이곳의 식물은 뿌리 성장 속도는 다소 느렸지만, 4주간 새잎 1~2장이 생겼고, 뿌리의 색도 흰색으로 유지되었다.
수경 용기의 물 상태도 비교적 맑았으며, 곰팡이 발생이나 부패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되었다. 다만 물이 미지근한 상태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증산작용은 약했고, 습도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론적으로, 20도는 겨울철 수경재배에 있어 생존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최소 기준 온도라는 판단이 들었다.
4. 25도 공간 – 빠른 생장, 하지만 수분 관리가 관건
세 번째 실험군은 거실처럼 난방이 잘 되는 공간으로 평균 25도 이상을 유지했다. 이곳에 있는 수경식물은 가장 빠른 생장을 보였고, 뿌리도 투명하게 뻗어나가며 4주간 새잎이 3장 이상 발생했다.
하지만 이 공간의 문제는 물의 증발 속도가 빨라져 수위 유지가 어렵고, 병 안에 온도차로 인해 작은 거품이 발생하거나 뿌리 주변에 미세한 곰팡이막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온도는 충분했지만, 물을 자주 확인하고 보충해야 했고, 고온 환경에선 과산화수소 등을 활용한 세균 번식 억제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걸 느꼈다.
즉, 따뜻한 공간에서는 생장 속도는 빠르지만 그만큼 ‘물의 품질 유지’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했다.
✅ 결론 – 겨울철 수경식물, ‘온도 유지’가 핵심 생존 조건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한 건, 겨울철 수경재배의 성패는 광량보다도 ‘물의 온도’와 ‘실내온도 유지력’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 15도 이하: 생장 정지 + 뿌리 손상
- 20도 전후: 가장 안정적, 관리 편리
- 25도 이상: 생장은 빠르지만 물관리 중요
따라서 겨울철엔 식물을 따뜻한 공간에 배치하되, 직사광선과 온풍기 바로 옆은 피하고, 수분 증발을 고려한 병 입구 덮개나 수위 점검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수경식물은 따뜻하면 잘 자라지만, 따뜻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실험이 잘 보여줬다. 당신의 식물이 겨울에도 싱그러움을 잃지 않도록, 오늘부터 온도부터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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